나의 삶의 최고의 안식처 사택에는 사용하지 않는 피아노가 있습니다. 리빙룸 한 곳을 차지하고 있는 피아노는 마치 오래된 고물처럼 사용되지 않은 채 그냥 집 한켠의 장식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끔 청소를 할 때에는 오히려 귀찮은 물건처럼 취급이 되기도 하고 집안이 좁다고 느낄 때에는 항상 버려야 할 일순위 후보가 되곤 합니다. 아내도 나도 전혀 피아노에 대한 소중함의 감정이 없습니다. 첫째 딸이 피아노를 전공하지 않기로 한날부터 피아노는 더 이상 의미없는 물건이 되고 만 것입니다 .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피아노의 운명을 바라보면서 하나님 나라의 사명자로 교회에서 사용되는 평생을 살도록 사용하신 하나님의 은혜 앞에 감사하게 됩니다. 피아노를 사용하여 연주자가 아름다운 연주를 하듯이 하나님이 우리를 사용하심으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교회가 크든 작든 관계없이 하나님이 도구로 사용하는 그 자체가 너무도 귀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는 일이 항상 계속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세상과 교회를 돌아보면 항상 나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당연한 것이 없음을 더욱 바라보게 됩니다.

교회 가운데 때로 자신이 감당하는 교회 사역을 너무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물론 나름대로 여러 가지 사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하나님이 나에게 맡긴 사명으로 여기고 나의 분량 안에서 감당하면 됩니다. 너무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여서 잘 하려고 하는 마음을 갖을 때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하는 것입니다. 꾸준하게 사명감을 갖고 사역을 감당할 때에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열매도 맺게 하십니다. 그리고 사용되는 기쁨을 누리게 하십니다.

교회 공동체의 지체들 가운데 모든 사역를 마치고 은퇴를 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의 한결같은 고백은 이렇게 자신에게 은퇴의 순간이 빨리 오게될 줄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고생이 되고 힘은 들었지만 교회에서 사명자로서 사역을 하던 그 때가 인생의 가장 기쁜 순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때가 되면 아무일도 하지 못하는 채로 나의 삶의 자리를 그냥 지켜야 하는 그날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날을 바라보면서 지금 나에게 맡겨진 주의 일들을 비록 작은일일지라도 기쁨으로 감당하며 살아야 합니다.

어느덧 한해의 상반기의 중심 6월이 되었습니다. 나의 교회 생활 가운데 나를 사용하시는 섬김과 헌신의 기쁨이 있는 삶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나를 사용하심으로 점점 교회가 온전하게 되는 기쁨을 우리 모두가 경험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Category목회칼럼

© 2023 Mahanaim Church All right reserved